Bachata Music 2022 상반기 업데이트 — 이토록 핫한 시즌!
코로나와의 정식 이별을 선언한 2022 상반기, 또 한 번의 역대급 랠리를 이어간 바차타 음악씬.
코로나와의 정식 이별을 선언한(물론 그 이별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2022 상반기가 지났습니다.
사회 전 분야에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했던 시기였지만, 라틴 댄스씬은 더욱 특별했습니다.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이어진 출빠의 열기와 줄을 잇는 해외 댄서들의 행사/이벤트 소식, 신생 동호회와 신생 빠들의 오픈, 휴지기를 맞았던 동호회들의 반가운 정모 재개소식에 숨가빴던 매일이었습니다.

바차타 음악씬도 2022년 상반기, 또 한 번의 역대급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기성 바차타 거물들은 또 한 번 시그니처급 명곡들을 내놓으며 레벨 업 했고, MZ 세대 새로운 아티스트들은 바차타 장르에 에너지와 다양성을 수혈했습니다. 젊은 탑티어 라틴 팝 가수의 <La Bachata>라는 제목의 곡이 2곡이나 나온 시즌이기도 합니다. 🥹🥹🥹
(어떤 음악 장르가 노래 제목으로 이렇게 애용되는지? 2021년 말에 출시된 Lenier의 <La Bachata>를 포함하면 총 3곡! 라 바차뜨~아~~ 풍년이로세)
도미니칸과 남미라는 로컬의 한계를 깨고 나온 바차타가 이제 세대의 벽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기존 가수들은 세대를 연결하고, 새로운 가수들은 자신의 세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022 상반기 새롭게 바차타 씬에 등장한 아티스트들의 출생연도
· Maria Becerra 2000년생
· Manuel Turizo 2000년생
· Andy Rivera 1994년생
· Sofia Reyes 1995년생
우주의 기운이 모이듯, 또 한 번 넘치도록 풍성했던 2022 상반기 시즌을 정리해 봅니다.
2022 상반기 Bachata Music Update 플레이리스트
2022 바차타 플레이리스트
Romeo Santos <Sus Huellas> — 왕의 들고 올 바차타의 새로운 공식
이 역대급 랠리를 이끈 것은 King of Bachata, 로메오 산토스입니다. 작년 내내 단 한 곡의 오리지널 바차타를 발매하지 않고 레게똥 행보를 이어갔던 로메오가 드디어 2022년 3월 Sus Huellas라는 대곡으로 바차타 왕국에 복귀했습니다.
로메오는 코스피의 삼성전자, 나스닥의 애플과 같은 존재입니다. 시장 전체의 흐름을 이끄는 대장주가 몇 년 만에 걸출한 명작을 내놓고 바차타씬 전체를 밀어올렸습니다. 간절히 기다렸던 왕의 귀환이었습니다.
뮤비는 목욕탕의 욕조에 홀로 앉아있는 남자의 모습에서 시작합니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프라이빗한 시간이자 모든 보호구를 벗고 가장 나약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순간입니다.
그는 고뇌에 가득 찬 표정으로 자기 앞에 나타난 새로운 여인에게 노래합니다.
내 심장을 날 것으로 꺼내 보이기 전에 그것이 상처로 가득하다는 것을 경고하오이제 나는 그녀를 나의 삶에서 지워버리고 싶소 이 곡이 끝나기 전에어서와 내 몸에서 그녀의 흔적을 벗겨내시오. 그래서 생 살이 벗겨지고, 피부가 조각조각 뜯긴다 해도.어서와 내 혈관들을 잘라내주오. 그 안의 혈장들은 그녀의 사랑에 중독되었으니.
Sus huellas(그녀의 흔적들)는 이처럼 생 살을 뜯어내야만 지워질 수 있는, 그토록 지워지지 않는 지독한 사랑의 흔적입니다.
뮤비의 마지막, 노래 속 남자의 지시대로 한 여인이 다가가 그의 어깨에 칼을 들고 살을 도려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의 몸에 남겨진 이전 사랑의 흔적을 파내려던 여자는 흠칫 놀라며 황급히 도망갑니다.
살점이 떨어지고 욕조에는 핏방울이 떨어지지만 이 상황이 익숙한 듯 무심한 그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카메라가 훑어 내려가는 그의 몸에 새겨진 수많은 칼날의 상처들…이전에도 수많은 같은 시도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피에 물든 욕조와 그의 눈에 흐르는 검붉은 눈물, 그리고온 몸에 가득한 상처. 이번에도 그녀의 흔적을 벗겨내려는 그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 것 같군요. 로메오 산토스는 이처럼 육체의 파괴로도 벗어날 수 없는 처절한 사랑의 흔적으로 돌아왔습니다.
도미니칸의 정체성을 선언한 앨범 <Gold>와 이어졌던 레게똥 작업들에서 초특급 피처링과 콜라보를 거듭했던 로메오 산토스. 하지만 이번 바차타 컴백에서는 그 누구와도 콜라보 하지 않고 솔로 보컬로 곡을 이끌어갑니다. 마치 왕이 바차타를 노래하는 순간에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다는 듯…
곡에 끼어든 다른 목소리는 단 하나. 간주의 로메오의 질문에 대답하는 어린 아이의 목소리 뿐입니다. 미래 바차타 왕국의 시민이 될 이 아이는 로메오에게 답합니다. 이 왕국의 왕은 바로 당신이예요.
✂️ Who's the King
모두들 내가 그리웠니? 왕이 누구지? Did y’all miss me? Who’s the King?(아이 목소리) 냐냐 -> 당신!!
노래의 가사와 무관하게 어쩌면 이 곡이 던진 진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파트는 최근 올라온 새 앨범의 티저 영상에 다시 등장합니다.
녹음 스튜디오에서 하드 디스크를 들고와 왕국의 성에 침입한 아이는 잠들어 있던 로메오 산토스를 흔들어 깨워 이 하드 디스크를 건네 줍니다. 실제 로메오 산토스의 아들 발렌티노(Valentino)입니다.
그리고 다시 재생되는 이 파트. 바로, Formula Vol. 3의 서막입니다.
로메오 산토스가 20여 년의 아벤투라 그룹 생활을 끝내고 솔로로 낸 Fomula Vol 1, 2는 바차타 역사의 기념비적인 앨범들입니다. 가사에 본격적으로 영어를 도입하고 어셔, 드레이크와 같은 팝스타와의 파격적인 콜라보로 로컬 문화에 머물렀던 바차타를 주류 문화와 뒤섞어 끌어올렸습니다. 아벤투라 성공한 방법의 연장선이자 여전히 비주류였던 바차타가 가야 할 필연적인 길이었습니다.

변화하는 음악의 소비 방식도 빠르게 수용했습니다. 아벤투라는 MTV의 아이돌이었지만, 로메오는 유튜브로 바차타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앨범 판매와 컨서트로도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Vol 2.에 수록된 <Propuesta Indecente>는 스페인어로 된 노래 중 두 번째(첫 번째는 엔리께 이글레시아의 <Bailando> )로 유튜브 조회수 10억뷰를 찍었습니다. 음악계의 혜성처럼 등장한 저스틴 비버식 방식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바차타라는 낯선 키워드를 전 세계에 침투시킨 것입니다.
이 전략은 보수적인 바차타 매니아들에게 약간의 비판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11년 발매한 Vol 1은 빌보드 탑 라틴 앨범과 탑 트로피컬 앨범 차트 1위를 석권, 미국 음반 산업 협회로부터 3배 플래티넘 인증. 2014년 발표한 Vol 2. 마크 안쏘니, 산타나 등 거물들의 피처링과 함께 2014년 라틴 베스트 셀러 앨범, 그래미 후보, 라틴 그래미 수상 등등 …굳이 이런 거 말을 해 무엇하랴…

이처럼 Fomula Vol. 1과2는 주류와 비주류의 분기점에 선 바차타가 나아갈 새로운 공식(fomular)을 제시한 역사적인 앨범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바차타가 이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기 이전, 라틴계 팬덤을 중심으로 이룬 성취입니다. 이제 Fomula Vol 3.는 춤으로서의 바차타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역사상 바차타 음악이 메인 스트림 음악계에 가장 가까워진 지금의 이 시점에 발매됩니다.
발렌티노가 건낸 하드 디스크에는 어떤 음악이 담기게 될까요? 8년이 지난 이 시점, 로메오 산토스의 Fomula Vol 3.는 과연 이 시대의 어떤 바차타의 공식를 제시해, 어떤 임팩트를 남기게 될까요? 어떻게 레게똥과 섞을까가 바차타의 화두인 것 같은 이 시대에, 그 무엇도 다 바차타화 시켜버리는 왕의 위엄은 어떻게 발휘될까요?
Sus Huellas는 그 거대한 역사의 시작점입니다.
Prince Royce <Te Espero> —바차타와 레게똥, 완전 요즘과 완전 옛날을 합성한 완전체
프린스 로이스 2.0은 레게똥과 바차타 두 개의 쪼개진 세계의 경계를 지우고 바차타는 레게똥이요 레게똥은 바차타다의 경지를 이루어 가는 역사였습니다.
작년 출시한 Lao’ a Lao’도 이 연장선에 있지만, 이 곡이 미완의 시도였다는 것은 작년 말 프린스 로이스가 직접 이 곡의 바차타 버전을 출시한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완성이었다면 굳이 바차타 버전의 보완은 필요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Te Espero는 완성형입니다. 완벽하게 라틴 팝으로만으로도 감상할 수 있고, 또 바차타 소셜로 춤을 추기에도 이보다 좋을 수 없습니다. 프린스 로이스의 이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MZ세대 레게똥의 여신, 마리아 베세라가 출동했습니다.
사포로 긁어내리는 듯한 강렬한 보이스, 마리아 베세라는 출신 성분 부터 다른 ‘완전 요즘 것’입니다. 15살 때 자신의 페이스북에 5분짜리 패러디 모놀로그를 올려서 몇 시간만에 백만 뷰를 찍어서 떴고, 이 후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입지를 넓히며 메인 스트림에 입성했습니다. 여전히 틱톡으로 활발하게 각종 댄스 미션과 숏폼 영상들을 공유합니다. 커리어 패스 자체가 디지털 네이티브인 세대입니다.
그녀는 이미 오리지널 바차타를 부른 적이 있습니다. ‘This is the big one’ 프리 코러스만으로 피가 뜨거워지는, 이제는 헤어진 전 남친 RusherKing과 함께 부른 <Antes De Ti>입니다. 바차타씬에서보다 일반 라틴팝계에서 더 큰 인기를 얻은 이 곡은 어린 가수 커플의 핫한 바차타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런 마리아 베세라에 비교하면 끝도 없이 이어지는 프린스 로이스의 화려한 경력은 너무나 프로페셔널해서 오히려 올드하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이 곡, Te Espero에는 곳곳에 8090 아재 코드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이 강렬한 인트로부터 말이죠.
63빌딩에서 행글라이더를 타고 싶어지게 만드는 곡!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레전드 인트로. 커팅 크루의 <(I Just) Died in Your Arms>는 실제로 프린스 로이스가 가장 애끼는 팝송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하나 더. 앨범표지를 보고 떠오르는 영화라면? 아재 세대들은 비니를 뒤집어 쓴 킬러 레옹과 단발머리 마띨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뮤비 속 프린스 로이스는 전문 킬러로 나오고 긴 생머리의 그녀가 굳이 가발까지 뒤집어 쓰면서 단발머리를 연출했습니다.
영화 <레옹>은 2000년 생인 마리아 베세라가 태어나기 5년 전에 개봉했습니다. 그녀와 1989년 생인 프린스 로이스의 나이차는 11살.

Lao’ a Lao’에서 청청 패션과 낡은 카세트 테이프, 무지개빛 디스코 감성을 담았던 프린스 로이스는 이번에는 이렇게 지난 세대의 문화 아이콘들을 가져와 가장 새롭고 핫한 마리아 베세라, 가장 최신의 바차타 리듬과 결합시켜 뉴트로의 새로운 조합으로 창조해 냈습니다.
1980년대와 2022년를 완벽하게 합성시킨 Te Espero!
대체 이 보다 더 힙할 수 있을까요!!!!!!!!!!! (느낌표 자동 생성)
이 곡은 각종 차트에 탑에 꼽혔고. 수상 기록 많음(이미 했으며 앞으로 할 예정)…그리고 라틴 아메리카 뮤직 어워드에 바차타가 울려퍼지게 했습니다. Senor Juez는 라틴 그래미 무대에도 올라갔는데 이제 이쯤이야!
그런데 이 공연을 보면서 9년 전 탈리아와 부른 <Te Perdiste Mi Amor >영상을 떠올리셨던 분이 계실까요? 당시 만으로 23살이던 영하디 영한 프린스 로이스 왕자가 무려 18살 연상인 탈리아와 함께 노래한 영상입니다.
이제 그 프린스 로이스가 아재 느낌 풀풀 풍기며 22살의 마리아 베세라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네요. 이렇게 시간은 흘러갑니다. And the Bachata Must Go On…




😲😲😲😲😲😲 손 잡고 뛰쳐나오는 순간 싱크로 소오름😲😲😲😲😲😲😲
로메오 산토스는 레게똥을 불러도 바차타 같은데, 프린스 로이스는 바차타가를 불러도 레게똥처럼 들리네요. <Te Espero>를 능가하는 곡은 또 어떤 컨셉과 조합으로 등장할까요? 기대만 할 뿐 상상이 안되는….
확실한 건 이제 그 누구도 더 이상 프린스 로이스에게 ‘제발 바차타를 불러주세요’라고 떼쓰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계속해서 변화해 왔고, 그런 팬들의 빗발쳤던 요구를 잠재울 독창적인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Dani J / Mario Baro — 세비야 군단들의 활약
새로운 시도를 보여줌에 있어, 여전하고 꾸준했던 다니 J. 오랫만에 케윈 코스모스(Kewin Cosmos)를 듣게 해줬고, 우리 모두의 사랑둥이가 된 DJ 알레한드로와 함께 했습니다. 가장 최근 발매한 <Tu Juguete> 뮤비에서는 우리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바차테라, 사라 파네로와 함께 댄서로서의 엄청난 춤실력을 보여주며 진정 다 가진 남자, 다니J의 면모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막 소름 돋고 이런 건 아니었지만, 감상하기도 좋고 소셜하기는 더 좋은 다니J표 신곡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늘 새로운 것을 들려주고, 보여주려는 다니 J. 이제 그를 올해 말 부산 행사 BSBF 2022에서 드디어 만나게 됩니다!!!
마리오 바로는 올 상반기 9곡의 싱글을 발표하며 다작 바차타 아티스트에 등극했습니다. 트랩풍으로 완전히 분위기 전환을 한 것 같고, 최근엔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바차타 레전드 기타리스트 마이인비또와 여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이 들린 곡은 <Desde Mis Ojos>였네요.
핀토 피카소 <Nada es Igual> — 멋이란 것의 폭발
‘Paris’, ‘Lucky’에 이어 또 한 번….멋진 사람은 멋진 걸 내놓기 마련입니다. 핀토 피카소의 멋진 보컬,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 그만의 분위기로 가득한 곡! 그냥 핀토 피카소라면 다음 곡도 다다음 곡도 무조건 다 멋질 것 같습니다.
Nada es igual. Así es Pinto.
MR. Don <The Romanze, Pt. II> — 세상 불쌍한 동네 오빠 갬성
이 부분은 완전한 개취의 고백입니다. 전 Mr.don 은 복잡하고 화려한 곡보다는 그냥 동네 오빠 감성이 제일 맞는 것 같아요. 누구나 왕이나 왕자의 노래를 부를 필요는 없으니까요.
미리 발매한 싱글과 함께 묶어 발표한 정규 앨범 <The Romanze, Pt. II>의 나머지 곡들이 그런 감성을 많이 담아줘서 반가웠습니다. 그냥 좀 비어있고, 목소리 자체로 애절하고, 여친에게 채여서 훌쩍거리며 만든 것 같은 돈오빠의 곡들에 춤을 출 때의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아픈 감정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그런 것에서 또 바차타의 근원적인 ‘무엇’이 느껴지거든요.
찡하게 코 끝을 스쳐지나가는 우리 동네 골목길 향기. 오늘의 내 기분같은 곡. 돈오빠만큼은 그런 곡들을 계속 내주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그래서 전 이 곡이 가장 좋았습니다. “너의 엑스(전 여친/남친)를 생각나게 해서 미안해…”라고 Mr.Don이 코멘트를 남긴 곡입니다.
젠슨 Jensen — 이 시즌 가장 신박했던 이름
젠슨Jensen은 이번 시즌 가장 신박했던 이름이었습니다. Mr.Don을 처음 들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 이상하게도 루시드 폴, 제주소년, 옥상달빛, 약간은 폴킴…이 스쳐지나간다. 오리지널 바차타에서는 레어한 푸른 빛의 맑고 깨끗함. 이런 바차타를 부른 가수는 대체 누굴까 누굴까.
이전에 낸 곡들이 대부분 그저 그런 라틴 팝이었지만, 케윈 코스모스와 함께 한 첫 번째 바차타 <Estado Decadente>에서의 피처링을 다시 들어보았더니 거기에서도 이미 이런 느낌이 있었네요. 뭔가 좀 다르고, 그게 또 나쁘지 않아서 계속 돌려 듣게 되는 중독성. 그런데 의외로 진성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라는.
✂️ Estado Decadente - Jensen's part
Frio는 내용적으로도 좀 다릅니다. Frio..차가운…사랑을 믿지 못하는 차가운 마음을 노래합니다. 과거의 어떤 기억들로 인해 사랑할 마음이 도무지 들지 않는 냉각된 마음을 솔직하게, 담백하게 풀어나갑니다.
절절하고 데일 듯 뜨겁고 괴롭고 과장되고 감정적이고 부담스럽고 허황되고 야하고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처절해서 황당하기까지 한 많은 라틴 팝/바차타의 스토리 전개와는 좀 다른…(ex) Sus Huellas 전여친의 잊기 위해 살껍질을 벗겨내라니;
그런데 아예 장르 전환을 한 것인지 젠슨의 신곡 <Limbo>도 그 서늘한 바차타의 기조를 이어가네요. 근데 그게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좋다 아주 좋다. 사실 요즘 이 곡에 꽂혀 사는 중….
마누엘 투리조 — 22살짜리 가수, MZ세대의 ‘La Bachata’
22살의 콜로비아 출신 레게똥 싱어송라이터 마누엘 투리조는 이미 여러 리믹스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입니다. 루이스 폰시에 피처링한 ‘Vacaciones’, DJ 알레한드로가 리믹스한 ‘Culpables’ 등 수많은 리믹스 곡들에서 깊고 매력적인 도시 갬성 보이스로 귀르가즘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아예 제목부터 ‘La Bachata’. 하지만, 노래만 부른 것이 아니라 바차타 장르에 대한 절절한 팬심을 대놓고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바차타라는 장르를 추종했고, 최근 몇 년 동안 이 장르가 어떻게 변해오는지 지켜보며 감탄했다고 말이죠. 바차타는 이미 남미만의 문화가 아니라 전 세계를 초월한 장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번에 바차타를 녹음하기로 결정한 것은 즐거움때문이예요.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바차타를 즐겼습니다.-이 주제를 여러분께 소개하고 바차타 애호가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저도 그 중 한 명입니다.-나는 진화하는 것들을 좋아해요. 바차타는 행복과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은 음악입니다. 바차타는 우리의 라틴 문화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여주고 라틴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Manuel Turizo apuesta a “La Bachata” y anhela cantar con Juan Luis Guerra
이 마음이 찐인게, 바차타 찬양을 말로만 그치지 않고 거장 후안 루이스 게라와 바차타 콜라보 공개 프로포즈까지 했구요.
후안 루이스 게라와 콜라보를 하게 되면 영광일 거예요. 그 날이 오면 난 엄마한테 전화를 할 거예요.“Sería un honor colaborar con Juan Luis Guerra; el día que lo haga llamo a mi mamá”
심지어 최근엔 자신의 트위터에 로메오 산토스의 계정을 소개하며 댓글 부대원들을 소집했습니다. 자신의 팬들에게 로메오 계정에 가서 자신과 리믹스를 해달라고 댓글을 달아서 꿈을 이루게 해 달라고 애걸?한 것이죠.
과연 이 꿈은 이루어질까…만약 이루어 진다면….
그리고, 깜놀했던 뮤비의 한 장면. 이것은 오마쥬인가, 장난인가, 아니면 그저 우연일 뿐인가.
✂️ 누가 아타카이고 누가 투리쪼인가!

‘La Bachata’는 마누엘 투리조가 공개한 첫 번째 바차타 곡이지만, 15살 때부터 음악을 만들고 전 세계적으로 힛트시켜 온 이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는 이미 여러 바차타 곡을 만들어서 서랍에 쟁여놨다고 합니다. 게다가 먼저 나서 이렇게 바차타 콜라보까지 지원하니…
앞으로 이 멋지디 멋진 보이스로 계속 바차타를 듣게 되려나 봅니다!!!!!!! (느낌표 자동 생성2)
올드 스쿨 바차타에서는 너의 집을 찾아가지만, MZ 세대의 바차타에서는 인스타그램이 등장합니다. 이런 요즘 갬성, MZ 세대의 새롭고 힙한 바차타를 더 많이 듣고 싶습니다.
인스타에서 니 계정을 블록했지만 다른 피드에서 너의 스토리가 보여너의 번호를 지웠지만 왜 마음이 기억하는 지 모르겠어.니가 나에게 키스했던 거리를 운전해. 니가 나에게 바쳤던 노래를 들으며.
Bachata for Hipsters — 계속 되는 메인 스트림 음악계의 침투와 장르의 확장
이밖에도 메인스트림 아티스트계에서는 여러 바차타 곡들이 줄줄이 이어져 나왔습니다. 바차타 추기에 똑 떨어지는 곡들도 있었고, 춤추기엔 조금 깅가밍가한 곡들도 있었습니다. 춤추기는 애매한 그런 곡들도 귀에는 아주 좋게 들렸고, 인기도 있었습니다.
1800만 조회수를 찍은 Andy Rivera의 <Mi Mundo Entero>는 2분 40초의 짧은 시간에 겨우 베이직을 밟을 수 있는 베이스 리듬이 나오기까지 1분을 소요합니다. 확실히 바차타 소셜을 하라고 만든 노래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독백하듯 중얼거리는 인트로에 이어 바차타 베이스가 시작되는 순간, 노래는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해집니다. 대체 바차타 리듬이 아니라면 그 무엇이 이 노래에 이런 바이브를 줄 수 있을까요.
이제 바차타는 단순히 춤을 추기 위한 배경 음악이 아닌, 감상만으로도 완성될 수 있는 독립된 음악 장르 혹은 어디든 끼워맞출 수 있는 음악적 퍼즐로 자리잡아 나가는 것일까요? ‘바차타'라는 요소가 음악적 가치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질 수 있을까요?
그것 또한 멋진 일이 될 것 같습니다.
Esme/ JR — 아티스트적 실험들
La Diaba에서 Sextoy까지. 한동안 잠잠했다 직접 자신의 레이블을 차리고 Sangre Nueva(새로운 피)의 컨셉을 들고 돌아온 Esme. Sangre Nueva는 16명의 아티스트와 콜라보 하여 1개의 정규 앨범을 내겠다는 야심찬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sP Polanco의 <Bchta Rising>처럼 말이죠.
레코드 회사 사장님답게 Esme는 올 상반기 4곡의 오리지널 바차타를 발표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새로운 피'가 추구하는 조금은 무겁고 낯선 멜로디들. 기분좋게 춤을 추기에는 글쎄? 노래 제목은 또 왜…남녀가 같이 각잡고 춤춰야 되는데 가사는 너무나 알아듣기 쉽게 I’m a sextoy ~ toy~ toy~ [반복]
방한했던 DJ 알레한드로와 DJ 깔리드의 사랑을 받았던 JR의 X-Amada(지난 사랑)도 제목부터….큰 X자😆 물론 노래는 좋습니다…하지만 JR은 무려 <La Estrella>를 냈던 가수님이 아닌가요!
‘새로움’이란 어디서 오는가 생각해 봅니다. 이미 거대한 상업적 완성도를 갖추고 새로움조차 현질과 시스템으로 제조해 내는 블록버스터들과의 경쟁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바차타의 실험이 조금은 낯선 세계로의 지향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뇌피셜을 돌려 봅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쌓이고 쌓여서 새로운 그 무엇이 터지는 거겠지요. 그들의 음악이 우리에게 주었던 아름다운 순간들을 떠올리며, 애정을 가지고 이 실험의 결과들이 임계점을 넘어 폭발할 순간을 기대해 봅니다.
EQS — 코드 브레이킹이 필요해
이번 시즌 저에게 EQS는 크게 인상적인 곡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자칭, 코드 브레이커 데릭 빈치가 한 번 더 약을 빨아줘야 할 시점!
오히려 EQS의 대표 바차타 곡을 보컬 빼고 연주곡으로 제작해서 Bachata Universe, Bachata Fool, Bachata Tower 같은 알쏭달쏭한 제목들을 붙여놨던 데릭 빈치의 <Bachata Code> 프로젝트가 더 기억에 남네요. 수수께끼를 풀 듯 제목을 맞추며,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바차타 코~즈", “비니 리베~라~~”가 흘러 나오던.
리믹스 — 달달하고 감칠맛 가득한 팝발라드 리믹스가 고프다
리믹스 양대 산맥 깔리드와 트롱키가 모두 미지근했던 가운데, 여전히 많은 곡들이 나왔지만 <You Broke Me First>, <Before You Go>, <Sheevers> 같은 메가 리믹스 히트곡은 없었던 듯. 완성도 높고 서정적인, 우리 취향에 딱 맞는 팝 발라드 리믹스 띵곡이 고파지는 요즘입니다. 하반기에는 하나 터져라 얍!
그리고 조니 스카이….Johnny Sky
몇 년에 한 번씩 가뭄에 콩나듯이만 나오는 조니 스카이의 신곡이 또 나왔습니다. 약간은 바차타의 향기로 묻어납니다. 운전하며 플레이리스트를 랜덤으로 듣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 멋진 보이스는!!
조니 스카이의 신곡은 레슬리 그레이스의 Bachatica가 될 수도 있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선을 넘어오지 않았습니다. 꿀밤 한 대 쥐어박고 멱살 잡아 끌고 오고 싶은 심정. 괴상한 셀피는 좀 그만 올리고 바차타를 부르라고~!!
Sin Parar라는 제목의 곡이었는데 왜인지 모르게 갑자기 다 내렸네요 ㅠㅠ
아뭏튼; 이런 마음을 아는 듯 DJ Clau가 조니 스카이와 콜라보 리믹스를 내놨습니다~! 여름의 바이브를 가득 담은 곡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해!! 한 여름 밤의 열기를 뚫고 깨끗하게 창공으로 뻗어나가는 조니 스카이의 고음 바차타를 연속 시리즈로 원츄합니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 신곡을 내지 않았던 내 사랑 미키 덴, 그리고 Sp Polanco의 새 앨범을 무지무지 기다립니다. 오리지널한 그 무엇은 자주 나올 수 없기에 이 기다림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도 2022년 하반기에는 두 남자가 같이 손 잡고 나왔으면 좋겠네요! 케윈 코스모스도. Esme도 좀 더 대중적인 곡으로, JR도 명성에 맞는 띵곡으로….낭만적인 리믹스들도. 대곡은 로메오와 로이스가 맡을테니.
이렇게 펼쳐놓고 보니 올 하반기에 대한 설레임도 대단합니다. 코로나 재확산이나 금리 인상, 경제 침체, 기후 위기, 핵전쟁, 대지진, 메뚜기 떼의 습격, 화산 폭발, 대지진, 화성 침공 따위로 위축되는 일 없이 쭉쭉 달려나가길.
우리들의 춤도 음악도!

내 꿀단지 

